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이 300억 원 규모의 대작 영화로 탄생하며 원작 팬들과 영화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안효섭과 이민호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는 독특한 설정으로 새로운 판타지 액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원작 각색의 선택과 집중
솔직히 말하자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을 보면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각색 방향이었다. 원작 웹소설의 방대한 세계관을 2시간 남짓한 영화로 압축한다는 것은 정말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병우 감독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확실한 선택과 집중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겠지만, 실제로 해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영화는 김독자가 소설의 유일한 독자로서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결말에 불만을 품고 작가에게 항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부분에서부터 원작 팬들은 "오, 이거 제대로 했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후 지하철에서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는 과정을 거쳐 주인공 유중혁과 만나게 되는 구조인데, 여기서 중요한 건 원작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성좌나 도깨비의 복잡한 설정들을 과감히 생략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 원작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성좌 시스템이야말로 '전독시'의 핵심 매력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독의 선택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대신 김독자와 동료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인데, 이는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여러 리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서사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다. 뭐 어쨌든 완벽한 각색이라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니까.
안효섭의 평범함 속 특별함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안효섭의 연기 변신이다. 그런데 말이다, 처음에는 안효섭이 김독자 역할을 맡는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너무 잘생겼다는 게 문제였다. 김독자는 평범한, 아니 평범하다 못해 찌질한 직장인이어야 하는데 안효섭은 어떻게 봐도 너무 반짝반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영화를 보면 이런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안효섭은 김독자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의도적으로 자신의 외모적 매력을 절제했다고 밝혔다. "혹시 제가 너무 멋있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을 감독에게 자주 했다는 에피소드가 이를 잘 보여준다. 사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장점을 숨기면서 연기한다는 건 배우에게는 꽤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효섭은 이를 잘 해냈다.
김독자는 현실에서는 보잘것없는 비정규직 회사원이지만, 소설이 현실이 된 세계에서는 결말을 아는 유일한 사람으로서 동료들을 이끌어야 하는 인물이다. 이러한 이중성을 표현하기 위해 안효섭은 초반의 위축된 모습에서 점차 성장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액션 시퀀스에서 보여주는 어색함과 점진적인 성장이 캐릭터의 현실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처음에는 정말 어색하게 칼을 휘두르더니 점점 익숙해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또한 이민호와의 케미스트리도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안효섭이 실제로 어린 시절 이민호를 연예인으로 바라봤던 경험을 연기에 활용했다고 하는데, 이런 진정성이 화면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 같다. 두 배우의 호흡이 꽤 괜찮더라.
대작 영화로서의 가능성과 한계
300억 원이라는 제작비는 '신과 함께' 시리즈 이후 한국 영화로는 최대 규모다. 솔직히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이거 진짜 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웹소설 원작 영화 중에서 제대로 성공한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가 과연 합리적이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관객들의 반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리뷰들을 종합해보면 시각적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게임 같은 세계관 구현에 대한 호평이 눈에 띈다. RPG 게임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스킬 사용하는 모습이나 레벨업 시스템 같은 게 정말 게임 같더라. 다양한 괴수들과의 전투 장면에서 보여주는 액션 시퀀스도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특히 지하철 시퀀스는 정말 긴장감이 넘쳤다.
하지만 동시에 설득력 있는 서사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는 지적도 있다. 원작의 복잡한 세계관을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설정들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들은 "이게 왜 이렇게 되는 거지?"라는 궁금증을 가질 수 있는 부분들이 몇 군데 있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은 개봉 후 일반 관객들의 반응을 통해 최종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영화가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이런 도전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