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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오리지널 'S라인', 파격적 설정으로 OTT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다

by 트랜티롸 2025. 7. 12.

웹툰 원작 드라마 'S라인'이 웨이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독특한 설정과 스토리텔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성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머리 위로 붉은 선이 보인다는 파격적인 설정이 어떻게 드라마로 구현되었는지, 그리고 이 작품이 가진 의미와 한계에 대해 살펴본다.

S라인 드라마

웹툰에서 드라마로, 확장된 세계관의 매력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S라인'이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원작의 세계관을 한층 더 확장시킨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원작에서 '전 세계 모든 인류가 한날한시에 S라인을 보게 된다'는 설정을 변경한 부분이다. 이런 변화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보면, 단순히 각색의 차원을 넘어서 더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드라마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S라인을 볼 수 있는 고등학생 현흡(아린)과 특별한 안경을 통해 S라인을 보게 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설정 변화가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드라마틱한 요소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일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렇게 선택된 소수만이 볼 수 있다는 설정은 현대 사회의 정보 격차나 특권 의식과도 묘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아린이 연기하는 현흡이라는 캐릭터도 매우 흥미롭다. 자신의 능력 때문에 가족에게 비극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며 집에 틀어박히는 인물인데, 이는 현대 사회의 많은 청소년들이 가진 고립감과 죄책감을 잘 표현한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살면서 굳이 보지 않아도 될 것들이 있다. 아니, 봐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는 현흡의 내레이션은 이 드라마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서 현실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젊은 세대들이 SNS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면서 겪는 피로감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다.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독특한 소재가 던지는 사회적 질문들

사실 'S라인'이라는 소재 자체가 상당히 파격적이고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성적 관계라는 가장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이 시각적으로 드러난다는 설정은 프라이버시와 투명성에 대한 현대 사회의 고민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점이 있다. 과연 우리는 타인의 사생활을 알 권리가 있는가? 아니면 모든 것이 투명해야 하는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인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설정이 어떻게 드라마로 구현될지였는데, 제작진이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한 것 같다.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를 통해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비밀이 가진 무게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접근 방식이 옳다고 본다. 자극적인 소재일수록 더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 법이니까.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선정성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특히 이수혁이 연기하는 형사 한지욱과 이다희가 맡은 교사 이규진의 캐릭터들이 어떻게 이 기묘한 세계관 안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찾아가는지가 이 드라마의 핵심이 될 것 같다. 이규진의 경우 'S라인이 하나도 없는 특별한 교사'라는 설정인데, 이는 또 다른 의미에서 흥미로운 캐릭터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교사라는 직업 특성상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순수함이나 도덕성을 상징하는 캐릭터일 수도 있고, 아니면 완전히 다른 반전이 있을 수도 있다. 뭐 어쨌든 궁금하다.

칸 영화제 주목과 국내 OTT 시장에서의 의미

이 작품이 칸 영화제에서도 주목받았다는 점은 상당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웹툰 원작 드라마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게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독특하고 창의적인 소재를 다루는 데 있어서 두려움이 없다는 점이다.
솔직히 말하면 웨이브라는 플랫폼에서 이런 도전적인 작품을 제작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OTT 플랫폼이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이런 시도가 없었다면 웨이브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싶다. 안전한 길만 걷다가는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니까.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가 과연 대중적인 어필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너무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으로 비칠 수 있는 소재를 어떻게 품격있게 다루느냐가 이 작품의 성공을 좌우할 것 같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독특한 설정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설정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느냐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는 이 부분에서 제작진의 역량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화제성만 있고 내용은 빈약한 작품이 될 수도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이런 실험적인 작품들이 더 많이 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전한 소재만 다루다 보면 결국 비슷비슷한 콘텐츠들만 양산될 수밖에 없고,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패할 위험도 크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진정한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 'S라인'이 그런 의미에서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