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거장 필감성 감독의 예상치 못한 코미디 변신
필감성 감독이라고 하면 솔직히 말해서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작품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나타났다. '좀비딸'을 통해 코미디 장르에 도전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시도가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었을 텐데,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사실 장르를 넘나드는 감독들이 요즘 많기는 하지만, 스릴러에서 코미디로의 전환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다. 특히 좀비라는 소재 자체가 원래 공포나 액션 장르에 속하는데, 이를 코미디로 풀어내려면 감독의 역량이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다행히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제대로 웃긴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이 있다. 필감성 감독이 이번 작품을 액션 데뷔작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기존의 스릴러에서 벗어나 액션과 코미디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마치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색깔을 입히려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보면 한국 영화계에서 감독들이 얼마나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뭐 어쨌든 결과가 좋다면 감독에게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스릴러 장르에서 쌓아온 긴장감 연출 노하우가 코미디에서는 어떻게 발휘될지도 궁금하다. 아마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웃음 포인트를 터뜨리는 식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기존 코미디 영화들과는 확실히 다른 맛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조정석의 딸바보 캐릭터와 캐스팅진의 절묘한 조화
조정석이라는 배우를 생각해보면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낸 경험이 풍부한 연기자다. 코미디부터 멜로, 액션까지 안 해본 장르가 없을 정도다. 이번 '좀비딸'에서는 딸바보 아버지 역할을 맡아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인 포스터만 봐도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절실한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어서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그런데 말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최유리의 캐스팅이다. 김우빈의 딸이라는 화제성도 물론 있지만, 그것보다는 조정석과의 부녀 케미가 어떻게 그려질지가 더 관심사다. 파격적인 변신을 통해 좀비 딸 역할을 맡은 최유리가 과연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정말 기대된다. 아무래도 기존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일 테니까 말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캐스팅 포인트가 있다. 유림핑의 윤경호가 의사 가운을 벗고 약사로 변신한 것이다. 기존 이미지와 다른 모습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캐스팅 라인업을 보면 감독이 얼마나 세심하게 배우들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다. 각 배우들의 기존 이미지와 새로운 캐릭터 사이의 갭이 오히려 작품에 재미를 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들도 "어? 저 배우가 이런 역할도 하네?"라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외성이 코미디 장르에서는 특히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결국 좋은 캐스팅은 작품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듯이, '좀비딸'의 성공 여부도 이런 캐스팅의 묘미에 달려 있을 것 같다.
여름 극장가의 새로운 판도와 지속적인 관객 소통 노력
올해 여름 극장가를 살펴보면 예년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위 말하는 빅4, 빅5 같은 대형 블록버스터들이 없는 상황에서 '좀비딸' 같은 중규모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독특한 소재와 탄탄한 연기진을 갖춘 '좀비딸'의 선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인상적인 것은 제작진들의 적극적인 관객 소통 노력이다. 여름 내내 극장가에서 무대인사를 진행하며 부산, 대구, 수도권을 투어하고 있다. 심지어 3주차 광복절 연휴에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진정성 있는 모습이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극장가에서 이런 소통 노력을 보이는 작품들이 많지 않다. 대부분 개봉 초기에만 홍보 활동을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좀비딸' 팀은 지속적으로 관객들과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모습이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더욱 호감이 간다. 내가 보기에는 이런 지속적인 소통이 작품의 롱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요즘 관객들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을 넘어서 배우들과의 만남, 제작진과의 소통까지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좀비딸' 팀의 이런 노력은 정말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좋은 작품은 관객들과의 소통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는 법이니까 말이다.
아, 그리고 빼먹을 뻔한 게 있는데, 이런 중규모 작품들이 성공하면 한국 영화계 전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꼭 대형 블록버스터가 아니어도 좋은 아이디어와 탄탄한 연기진만 있으면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